사주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계수는 가장 약한 일간이다', '기토는 음의 흙이라 약하다', '겨울에 태어난 정화는 약하다.' 세 말은 모두 일간의 강약, 곧 신강(身強)·신약(身弱)을 한 가지 조건만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신강·신약은 일간이 원국 여덟 글자 안에서 얼마나 도움을 받고 있는지를 보는 개념이고, 재물·직업 같은 주제를 풀 때 바탕이 되는 판단입니다. 이 글은 고전과 사주가이드 엔진이 일간의 강약을 무엇으로 정하는지, 그리고 위의 세 말이 왜 맞지 않는지 정리합니다.
먼저 음간이라서 약하다는 생각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적천수(滴天髓)』는 "五陽皆陽丙為最,五陰皆陰癸為至"라 했고, 원주는 계수가 "秉陰之精,而為陰中之陰(음의 정기를 받아 음 가운데 음이 된다)"이라고 풀었습니다. 계수 구절의 "癸水至弱(계수는 지극히 약하다)"도 음의 성질이 가장 순수하다는 말이지, 사주의 힘이 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구절이 계수의 쓰임을 두고 "功化斯神(그 공과 조화가 신묘하다)"이라고 맺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기토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천수』는 기토가 "不愁木盛,不畏水狂(나무가 무성해도 근심하지 않고, 물이 날뛰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이라 했습니다. 음간은 맞서기보다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버틸 뿐, 힘이 작은 글자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강약은 무엇으로 정할까요? 일간을 돕는 글자는 일간과 같은 오행인 비겁(比劫)과 일간을 낳아 주는 오행인 인성(印星)입니다. 이런 글자가 원국의 어느 자리에 얼마나 있는지를 봅니다. 사주가이드 엔진은 태어난 달의 지지가 일간을 돕는지(득령)를 가장 무겁게 보고, 이어 태어난 날의 지지(득지)와 시의 지지(득시), 나머지 연간·연지·월간·시간 네 글자 가운데 돕는 글자가 몇 개인지(득세)를 따져 그 도움을 합산합니다. 그 합으로 일간이 강한 쪽인지 약한 쪽인지, 얼마나 기울었는지 단계를 나누고, 경계에 가까우면 이웃 단계도 함께 살핍니다. 이 계산에 일간의 음양은 들어가지 않고, 태어난 달도 여러 자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겨울에 태어나 달의 도움을 받지 못한 정화라도, 날과 시의 지지가 목이나 화이고 천간에도 돕는 글자가 두엇 있다면 신강 쪽으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시간을 모르면 시의 두 자리를 빼고 나머지 글자만으로 다시 환산합니다.
태어난 달을 가장 무겁게 보는 것은 계절의 기운을 중시하기 때문이지만, 계절이 전부는 아닙니다. 청나라 임철초(任鐵樵)는 『적천수천미』 「쇠왕(衰旺)」 장에서 "得時俱為旺論,失令便作衰看,雖是至理,亦死法也(때를 얻으면 모두 왕하다 하고 영을 잃으면 곧 쇠하다 보는 것은 지극한 이치이나 죽은 법이기도 하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봄의 토, 여름의 수, 가을의 목, 겨울의 화를 두고 "不問有根無根,便謂之弱(뿌리가 있는지 없는지 묻지도 않고 곧 약하다고 한다)"며 세태를 꼬집었습니다. 여기서 뿌리(통근)는 지지 속에 일간과 같은 기운이 있는 것을 말하며, 그는 "天干得一比肩,不如地支得一餘氣墓庫(천간에 비견 하나를 얻는 것이 지지에 여기나 묘고 하나를 얻는 것만 못하다)"라고 할 만큼 무겁게 봤습니다. 겨울 정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천수』 원주는 정화가 가을·겨울에 태어나도 갑목 하나를 얻으면 그에 기대어 꺼지지 않는다고 했고, 『궁통보감(窮通寶鑑)』은 "冬丁有甲,不怕水多金多(겨울 정화도 갑목이 있으면 수와 금이 많아도 두렵지 않다)"라고 했습니다.
신강은 좋고 신약은 나쁘다는 생각도 흔한 오해입니다. 『적천수』 「쇠왕」 장의 원주는 "旺則宜洩宜傷,衰則喜幫喜助(왕하면 덜어 내고 깎는 것이 마땅하고, 쇠하면 돕고 거드는 것을 반긴다)"라고 했습니다. 강한 사주는 넘치는 힘을 쓸 곳이, 약한 사주는 받쳐 줄 기운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신강하면 힘을 밖으로 쓰게 하는 식상·재성·관성이 쓰임이 되고, 신약하면 일간을 돕는 인성·비겁이 쓰임이 됩니다. 이렇게 강약에 맞춰 필요한 기운을 고르는 것을 억부(抑扶)라고 하며, 용신을 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중화(中和)이지만, 실제 사주는 대부분 한쪽으로 조금씩 기울어 있습니다. 기울기 자체보다 그 기울기를 무엇으로 맞추느냐가 풀이의 핵심입니다.
사주가이드의 주제별 풀이도 이 강약 판정을 바탕 재료로 씁니다. '재물운(금전운)'은 일간이 재물을 감당할 힘이 있는지를 함께 보아, 재성은 짙은데 일간이 약한 재다신약(財多身弱) 같은 구조를 먼저 판정한 뒤 풀이에 반영합니다. '직업운 · 적성'은 신강하면 책임과 성과를 감당하는 쓰임, 신약하면 자격이나 도와주는 사람이 받쳐 주는 쓰임으로 나눠 판정합니다. 다만 강약은 사주를 읽는 여러 기준 가운데 하나이고, 같은 신약이라도 태어난 계절의 온도(조후)나 사주의 틀(격국)에 따라 필요한 기운이 달라집니다. 태어난 시간을 모르면 강약 판정의 정밀도가 낮아질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시간을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