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열 글자는 목·화·토·금·수 다섯 오행을 양(陽)과 음(陰)으로 나눈 것입니다. 甲·丙·戊·庚·壬이 양간, 乙·丁·己·辛·癸가 음간이고, 같은 오행끼리 짝을 이룹니다. 그래서 '갑목과 을목은 뭐가 다르냐', '병화와 정화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청나라 임철초(任鐵樵)는 『적천수천미(滴天髓闡微)』에서 "甲乙一木也,丙丁一火也(갑과 을은 한 목이고, 병과 정은 한 화다)"라고 한 뒤, 둘을 나누어 쓰는 것은 "不過陽剛陰柔,陽健陰順而已(양은 굳세고 음은 부드러우며, 양은 굳건하고 음은 순할 따름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차이는 글자 하나만 놓고 볼 때보다 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글은 『적천수』가 같은 상대 앞에서 짝의 반응을 어떻게 나눠 적었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합·충과 십신에서 어떻게 갈리는지 다섯 쌍으로 정리합니다.
갑목(甲)과 을목(乙)의 차이는 경금(庚)을 만났을 때 잘 보입니다. 『적천수』 원주는 경금을 두고 "甲木雖強,力足伐之;乙木雖柔,合而反弱(갑목은 강해도 경금이 넉넉히 칠 수 있고, 을목은 부드러워도 합하면 경금이 도리어 약해진다)"이라고 했습니다. 사주가이드 엔진의 합충표도 갑목과 경금은 충(甲庚沖), 을목과 경금은 합(乙庚合)으로 둡니다. 십신으로 보면 같은 경금이 갑목 일간에게는 편관, 을목 일간에게는 정관입니다. 그래서 갑목은 강한 상대와 정면으로 맞서는 쪽, 을목은 맞서는 대신 합으로 묶어 상대의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쪽으로 해석합니다. 그렇다고 둘이 별개의 기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임철초는 을목을 "甲之質,而承甲之生氣也(갑목의 바탕이며, 갑목의 생기를 잇는다)"라고 해, 한 목의 기운을 양과 음으로 나눠 맡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병화(丙)는 "丙火猛烈(병화는 사납고 맹렬하다)"이라 했고, 임철초는 정화(丁)를 두고 "較丙火則柔中耳(병화에 비하면 부드럽고 치우치지 않을 뿐이다)"라고 비교했습니다. 둘의 차이는 임수(壬)를 만났을 때 갈립니다. 임철초는 병화의 기세를 두고 "遏其焰,必要壬水(그 불꽃을 막으려면 반드시 임수가 있어야 한다)"라고 했고, 엔진의 합충표에서도 병화와 임수는 충(丙壬沖)입니다. 반면 정화와 임수는 서로 합(丁壬合)하는 짝입니다. 십신으로는 같은 임수가 병화 일간에게 편관, 정화 일간에게 정관이 됩니다. 병화는 기세가 커서 맞서는 상대에게 눌려야 균형을 찾는 화, 정화는 같은 상대와도 합으로 어울리는 화로 해석합니다. 정화가 병화보다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힘이 드러나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무토(戊)와 기토(己)는 원주가 직접 견주었습니다. 무토는 기토에 비해 "特高厚剛燥(특히 높고 두터우며 단단하고 마르다)"하고, 기토는 해설에서 "卑薄軟濕(낮고 얇으며 부드럽고 촉촉하다)"한 흙으로 그려집니다. 이 차이는 병화(丙)를 만났을 때 반대 결과로 이어집니다. 임철초는 "己土卑濕之體,能收元陽之氣(기토는 낮고 습한 바탕이라 원양의 기운을 거두어들인다)"라 하고, "戊土高燥,見丙火而焦坼矣(무토는 높고 말라서 병화를 만나면 타서 갈라진다)"라고 했습니다. 이미 마른 흙에 뜨거운 기운이 더해지면 상하고, 촉촉한 흙은 그 기운을 받아 쓴다는 것입니다. 십신으로도 같은 병화가 무토 일간에게는 편인, 기토 일간에게는 정인입니다. 합하는 상대도 달라서 무토는 계수와(戊癸合), 기토는 갑목과(甲己合) 합합니다.
경금(庚)과 신금(辛)도 병화(丙) 앞에서 갈립니다. 『적천수』 병화 구절은 "能煅庚金,逢辛反怯(경금은 단련할 수 있지만, 신금을 만나면 도리어 약해진다)"이라 했고, 원주는 신금이 본래 부드러워 병화와 합하면 병화가 도리어 약해진다고 풀었습니다. 임철초도 "庚金剛健,剛又逢剛,勢不兩立(경금은 굳세니, 굳셈이 굳셈을 만나 둘이 함께 설 수 없다)"이라 하고, 신금은 병화와 "明作合而相親(드러나게 합하여 서로 친하다)"이라고 했습니다. 엔진의 합충표에서도 병화와 신금은 합(丙辛合)이고, 십신으로는 같은 병화가 경금 일간에게 편관, 신금 일간에게 정관입니다. 그래서 경금은 강한 상대와 부딪치며 단련되는 금, 신금은 같은 상대를 합으로 받아들이는 금으로 해석합니다.
임수(壬)와 계수(癸) 역시 병화를 만났을 때 다릅니다. 임철초는 임수가 "能制暴烈之火(사나운 불을 제어할 수 있다)"라 했고, 계수는 "逢丙火而涸乾矣(병화를 만나면 말라 버린다)"라고 했습니다. 합하는 상대도 임수는 정화(丁壬合), 계수는 무토(戊癸合)로 다릅니다. 다섯 쌍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상대 앞에서 양간은 정면으로 부딪쳐 이기기도(임수) 지기도(갑목·무토) 하고, 음간은 합으로 어울리거나(을목·정화·신금) 받아들이거나(기토), 도리어 말라 버리기도(계수) 합니다. 어느 쪽이 늘 낫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상대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십신도 이 음양으로 갈려, 일간과 음양이 같은 글자는 비견·식신·편재·편관·편인, 다른 글자는 겁재·상관·정재·정관·정인이 됩니다. 사주가이드 앱의 '직업운 · 적성'도 일간 한 글자가 아니라 여덟 글자 전체의 십신 관계로 풀이합니다.